월드컵, 그거 못나가면 어때요?
엉망진창이었던 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선임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국회 현안 질의가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지적되고, 속 시원한 이야기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국회의원들이라 별 의미는 없이 망신주기 위한 질문과 호통치기 등 보여주기 위한 쇼도 많았겠지만요.
이후 K리그 경기 전후로 인터뷰를 통해 울산 김판곤 감독과 광주 이정효 감독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다만 두 감독의 이야기는 방향성에 차이가 있었는데, 김판곤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의 프로세스 문제를 질타하면서도 현재 월드컵 예선 중임을 강조하며 일단 사태를 수습하고 결과로 평가하자는 입장을 보였고, 이정효 감독은 당장의 월드컵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강력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김판곤 감독도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두둔하는 것은 아니고, 월드컵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우선시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이정효 감독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보통 축구협회 같이 문제가 있는 조직에서 사건이 터지면 이런 식으로 봉합하려고 합니다.
월드컵 같이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으니 일단 내부 단합이 중요하다.
축구인들끼리 싸우는 게 아니라 뭉쳐야 한다.
과도한 비판은 다 같이 망하는 길이다.
그러면서 얼렁뚱땅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지나가다가 조용해지기만 바라죠.
결국 변화는 요원해지는 겁니다.
여태까지 축구계가 그렇게 해줬기 때문에 축구협회가 저 모양 저 꼴인 겁니다.
고였을 때 갈아주지 않으니 썩어버릴 수밖에요.
단합은 무슨 단합입니까.
이회택 같은 원로들은 쓸데없는 소리 말고 가만히나 있어야 합니다. 하등 도움 안 되는 축구계가 뭉쳐야 한다는 소리는 안 하는 게 낫습니다.
치열하게 싸우고 문제는 도려내야죠.
이번 월드컵? 안 나가도 됩니다.
썩은 대한축구협회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