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제 쉽게 알아보기

 

포괄임금제가 뭘까요?

 채용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도 않은 상태로 첫 번째 글을 마쳐놓고는 갑자기 다른 내용을 주절거리고 싶어서 새로운 주제를 꺼내왔습니다.
 
그 주제는 바로 "포괄임금제"
 
꽤나 핫한 내용이죠. 저도 회사를 다니면서 경험해본 제도(사실 지금도...)이기도 해서, 한번 떠들어 보려고 합니다.

 
쉽게 기본급 외 법정제수당(ex. 연장수당, 휴일수당, 야간수당)을 미리 산정하여 급여에 포함시켜놓은 임금 제도를 말하죠. 그런데 언론에서 말하는 포괄임금제는 두 가지 제도를 혼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진짜 포괄임금제
2. 속칭 고정 OT 계약
 
무엇이 다를까요?
쉽게 생각해서 내 근로계약서를 봤더니 포괄임금이라는 이야기는 있는데 연장근무 시간에 대한 언급이 없으면 1번, 연장근무 시간에 대한 표기와 그에 상응하는 연장수당이 계산되어 있으면 2번입니다.
 
만약 1번이나 2번 모두 위법하지 않게 계약이 성립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1번은 연장근무 시간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이 정상이니 패스, 2번 계약서에서는 연장근무 시간 22시간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월 22일 * 1시간 연장근무, 이런 식으로 설정하기도 합니다.)
 
이번 달 근무를 열심히 하다보니 연장근무를 무려 30시간이나 했다면, 위의 1번 계약과 2번 계약의 경우에 차이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포괄해서 산정한 내 월급이 300만원일 때, 1번 계약은 연장근무 시간과 관계 없이 300만원을 줍니다. 그런데 2번 계약은 연장근무를 22시간 포함시켜 놓았기 때문에, 내가 만약 30시간을 근무했다면 8시간에 대한 수당을 추가로 받아야 합니다.
 
1번과 2번 제도는 엄연하게 다른 제도입니다. 그리고 법원에서 말하는 포괄임금제는 1번을 대상으로 합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언론에서는 1번과 2번을 섞어서 포괄임금제라고 통칭하고 있구요. 실제 2번은 고정OT계약이라고 부르며, 우리 주변에서 포괄임금이라고 말하는 대부분의 계약도 2번이라고 보면 됩니다.
 
1번은 상당히 도입하기 어려운 제도입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근로 형태와 업무 성질상 실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근무시간을 체크할 수 있는데 몇시간을 근무하던 같은 금액을 주겠다? 우리 근로기준법이 근로시간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닌 사무직의 근로계약서를 1번 형태로 작성한 경우는 위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2번은 어떤가요? 명확하게 기본급, 포함된 연장근무 시간, 그에 따라 계산된 연장근무수당이 명시되어 있고, 회사와 근로자가 자의로 계약에 동의한 상황이라면 계약 자체로는 위법의 여지가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2번 계약에서의 문제는 산정된 연장근무 시간이 22시간일 때 실제로 30시간을 했는데 나머지 8시간의 연장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임금체불의 형태로 발생하지, 계약 자체로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물론 계약서를 잘못만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어떤 형태의 계약인지 궁금하다면,
먼저 근로계약서를 살펴보고

1. 포괄임금이란 문구도 없고, 기본급과 식대와 같은 수당이 표기되어 있다 : 일반 계약 → 문제 없음. OT 발생 시 수당
2. OT수당을 포함하고 있다는 문구가 있으며, 연장근무 시간과 계산된 금액 표기 : 고정OT계약 → 문제 없음. 고정OT시간을 초과한 경우에 수당
3. 포괄임금에 대한 문구가 있는데, 연장근무 시간과 금액에 대한 언급이 없다 : 포괄임금계약 → 사무직 같은 일반적인 근무인 경우 위법한 계약.

이렇게 생각하시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
1번의 포괄임금제는 인정 받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내 근로계약서가 저렇게 되어 있다면 거의 위법일 겁니다.